말레이시아의 분열과 언어

최근 말레이시아는 민주화 움직임으로 분쟁을 겪고 있다.
말레이계 총리와 정부의 부패에 대해 중국계가 중심이 되어 민주화를 요구하고,
말레이시아 버전 정부지지자들이 거기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소위 노란 셔츠 빨간 셔츠 yellow shirts red shirts 의 분쟁이다.



이 반정부 친정부 시위는 부패한 말레이시아 정부가 말레이계이며, 말레이계에 유리한 정책을 시행해왔기 때문에 중국계-말레이계 분쟁이 되어버렸다.


말레이시아는 중국계를 억압하기 위해 중국계에게 불리한 정책을 많이 써왔다.
예를 들면 소수자인 중국계가 더 공부를 잘하는데도, 성적이 낮은 다수자인 말레이계를 우대해 대학 진학 취직 등에 더 유리하게 해주는 이상한 정책을 써온 것이다.
상업에 종사해온 중국계가 많기 때문에 상권이 장악되자 경제적으로도 다양하게 압박을 해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권력을 독차지하니 각종 부패가 생기고 그것을 덮으려니 말레이계의 지지가 필요해 중국계 차별이 또 이어지는 반복.


어쨌든 이런 상황은 다민족 다언어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통합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

한때는 말레이시아가 인도네시아보다 규모는 작으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은 사회라고 생각했다.
중국계 인도계등의 다양한 인종구성을 가진 풍부한 문화를 가졌으면서도,
영어가 잘 통해 국제적으로 인도네시아보다 유리해보였다.
외국인 입장에서 쉽게 내부를 이해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투명한 미래가 밝은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잘 모르겠다.


말레이계 말레이시아인들이 친 부패 반 민주를 택하는 현실,
그리고 여기에 인종적 민족적 이익관계가 얽혀있다는 것은 말레이어에도 좋은 소식이 아니다.
말레이어 사용자들이 말레이 민족을 넘어 확대된 동남아 지역에서 확산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심지어 말레이시아 국내에서도 말레이계를 넘어 현재보다 더 강력해지기 어려울 것 같다.
중국어 기타 소수언어를 압도하는 다수사용자를 갖고 있지만 정치적 문제가 언어의 확산을 막고 있다.
중국계가 말레이인들과 융화되어 서서히 중국어를 포기하게 만들 문화적 관용력이 없다.


오히려 말레이시아 내의 중국계가 말레이계의 압박에 못 이겨 다양한 방법으로 말레이시아를 벗어나거나 말레이시아 바깥의 중국계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원래 말레이시아 내에서 중국인들의 중국어는 서로 잘 통하지 않았었다.
화교들의 출신지가 다양해서, 사용하는 방언들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부의 압박의 반작용으로 중국계가 결속하면서, 중국어를 통한 상호 의사소통이 더 긴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술 발달로 표준 중국어 교육이 쉬워졌기 때문에 한두세대가 지나면 북경표준어를 중심으로 통합될 것 같다.


결론은 모어사용자 수가 많음에도 말레이어는 기존 사용국가들 국경을 넘기가 어려울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앞으로도 지금 이상으로 영어가 교양언어로 위치를 공고히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