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어는 들었을 때 광동어랑 비슷하다는 느낌이 먼저 들게 된다. 북경어에 없고 광동에는 있는 발음들이 베트남에도 있기 때문이다. m, t, k 이런 발음으로 음절이 끝나는 단어가 많은 공통점 때문이다.
그리고 베트남어 관련 검색 중에 북경어와 광동어를 할 수 있다는 베트남인이 스스로 광동어와 비슷하다고 써놓은 걸 발견하기도 했다. 실제 화자들도 그렇게 느낀다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을 것이다.
현재 북경어를 들어보면 고대와 중세한자음을 가지고 온 한국한자음과 차이가 크다. 근본을 따지고 본다면 과거의 중국어에서 더 많이 변화된 쪽은 북경어다. 몽골어 만주어의 영향을 너무나 많이 받아 단순해진 음운변화는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다. 그에 비교해 광동어는 고대 중국어음을 많이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광동어 한자발음이 한국한자음에 더 가깝기도 하다.
그래서 고대 중국어의 모습을 많이 보존한 광동어와 베트남어는 가까울 거라고 가볍게 추측되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가깝게 분류되지 않는다. 베트남어는 캄보디아어와 함께 오스트로아시아 어족에 속한다. 그러나 베트남어는 중국어와 마찬가지로 성조가 있는데 다른 오스트로아시아 어족의 언어들에는 성조가 없다.
또하나 재미있는 건 광동어와 베트남어 둘다 피수식어가 수식어의 앞에 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어는 svo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이런 언어들의 경우 수식어가 뒤에 오는 경우가 많다. 중국어는 수식어+피수식어 순서를 따르지만 피수식어+수식어로 된 경우도 있고, 고대로 갈수록 이런 케이스가 많다고 한다. 만약 광동어가 아주 오래된 역사이전의 중국어의 원형과 더 가깝다면 중국어와 베트남어의 공통점은 더 많아지는 것이다.
거기다 성조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베트남어가 중국어의 영향을 받아서 생긴 현상이라는 게 일반적이지만) 한자에서 차용한 단어까지 많기때문에 베트남어와 중국어 특히 광동어와 비슷한 점은 정말 많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