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공용어는 공식적으로 필리핀어(타갈로그어), 영어다. 영어가 공용어에 포함되어 있는 나라들은 결국 자기나라 표준어의 위상이 약한 나라들이다. 앞서 말한 인도처럼.
거기다 필리핀은 심각하게 영어의 위협을 더 받고 있다. 타갈로그어의 지위가 힌디어보다 더 낮다고 할 수 있다. 학술이나 교육용으로는 타갈로그어가 영어에 완전히 밀려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는 좀 나은데 과거에 화교가 득세했었지만 그것을 누르는 방법 중 하나로 말레이 문화를 강조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써온 결과, 영어보다 말레이어가 확실한 우위를 가지고 사용되고 있다. 그래도 인근의 인도네시아와 비교하면 월등하게 영어 사용 인구가 많고 영어로 출판도 많이 되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말레이어가 영어에 밀려있는 상태는 전혀 아니다.
말레이시아는 영어를 인근국가들과 비즈니스용으로 중요시하고 있는 것 같다. 싱가포르를 보면 그런 경향이 어떤 이유에서 비롯되었는지 알 수 있다. 싱가포르는 대다수의 중국계 인구에도 불구하고 공용어가 영어다. 말레이시아의 화교경제력과 영어의 공용어지위를 둘다 동시에 크게 확장한 곳이 싱가포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타갈로그어와 말레이어는 둘다 오스트로네시아 어족의 말레이 폴리네시아 어파에 속해 있어서 비교적 가까운 편이다. 둘다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언어고 모음이 많아서 비슷해 보이는데 조금 길어지면 말레이어는 금방 알 수 있다. 말레이어에는 jangan 이라는 단어가 꼭 들어간다. 이것은 do not 이라는 부정어인데 적당히 긴 글이면 부정어가 한번은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