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비효율성은 더이상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과연 앞으로도 현재상태의 문자체계가 계속 유지될 것인가?
일단 직접 손으로 쓰는 일이 거의 사라지게 되면 시간절약과 복잡함을 피하기 위해 획수를 줄이는 간체자를 앞으로 더 간편화할 필요는 없어질 것이다.
현재 정착된 간체자를 좀더 간화해봤자 새로 얻는 편리함이 없다. 어차피 직접쓰지 않는데 변별력과 가독성이 중요하지 획수는 많든 적든 상관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간체자를 앞으로 더 늘리거나 하는 식으로 간화하는 방향으로의 한자사용방법 개혁은 앞으로 일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대만이나 홍콩 등에서 간체자 사용이 확대될까?
이것은 잘 모르겠다. 일단 싱가포르 같이 국외 화교들이 많은 나라에서는 대륙의 표준중국어 위주로 중국어교육방향이 정해진다. 싱가포르는 객가인 포함 남방의 중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원래 사용하던 중국어는 북경어가 아니었다. 광동어 객가어 등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금은 보통화 즉 북경어로 교육하고 중국어학교에서도 간체자를 쓴다고 한다.
이런 추세로 볼때 앞으로 홍콩이나 대만도 압도적인 본토 표준 중국어 정책에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홍콩은 이미 간체자 번체자를 둘다 사용중이고 몇세대가 지나면 간체자로 통합될 것 같다.
그러나 어쨌든 이 이상 간화되는 정책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표기 방법 자체의 대안에 대한 논의는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현재 중국의 젊은 층 즉 대학생 대졸자들조차 복잡한 한자들을 읽고 입력하는데 익숙해져 손으로 쓰지를 못한다는 것은 문자 체계에 대해 다시 의문을 가질 정도로 심각한 정도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가독성 면에서는 로마자 병음표기는 한자에 미치지 못한다. 일단 중국어를 표기할때 음절별로 구분이 되며 이미지로 인식되는 문자이기 때문에 획은 복잡해도 의미단위 구분이 쉽고 빠르다. 즉 중국말을 쓰기에는 한자가 최악이지만 중국말을 읽기에는 상당히 괜찮은 문자라는 것이다.
현재처럼 입력은 병음으로 입력해서 읽기는 한자로 읽는 방식은 어쩌면 현재 조건에 가장 편리한 방법일 수도 있다.